평창 동계 올림픽 입장권이 비싼 이유
1. 평창 동계 올림픽 입장권이 비싼 이유
스포츠 속에 숨어 있는 경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 가서 좀 보려고 했더니 입장권이 왜 이렇게 비쌀까요. 그런 비싼 가격에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일까요. 우리 모두 같이 보는 올림픽인데 싸게 하면 많이 올텐데 왜 그럴까요.
평창 동계 올림픽 입장권 가격은 평균적으로 14만원입니다. 한 좌석에 14만원입니다. 종목별로 다르고, 예선이냐 결승이냐에 따라 또 가격이 다릅니다. 최저는 2만원에서부터 최대 90만원짜리도 있습니다. 물론 개회식의 가장 비싼 좌석은 150만원짜리도 있습니다. 비싼게 2만원쯤 되어야 할 거 같은데 엄청나게 비싸지요.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 티켓이 90만원으로 가장 비쌉니다. A좌석이 90만원, B좌석이 60만원, C좌석이 30만원입니다. D좌석은 없으니 30만원이 가장 싼 좌석인 셈입니다. 왜 이렇게 비쌀까요.
이유는 바로 아이스하키 이기 때문입니다. 인기 종목이니깐 비쌉니다. 비인기종목은 상대적으로 쌉니다. 크로스컨츄리스키 등 낯선 종목의 티켓은 쌉니다. 이런 종목들의 B등급 좌석은 2만원 정도 합니다. 이런 좌석들의 특징은 야외에서 합니다. 굉장히 춥지요. 실내와 야외의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2. 그 비싼 티켓이 다 팔릴까요?
90만원짜리 티켓을 정해 놓은 것은 다 팔리니깐 그 가격에 책정해 놓은 것일까요.
의외로 아닙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 조직위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입장료 판매율이 많이 올라갔다~ 했는데 40% 팔린 것입니다. 전체 발행 입장권 수의 40% 밖에 안팔린 것입니다. 개회식 때까지 모든 티켓을 다 팔 자신이 없어서 지자체에 SOS를 친 상태입니다. 지자체가 대량으로 구매해 달라 요청하고 경기도에서는 며칠 전에 3만장 구입했다고 합니다. 지자체, 시도교육청에 SOS를 친 상태입니다.
다 팔지도 못하고 비쌀 거면 가격을 낮추면 다 팔리지 않을까요.
지금 우리 대회 조직위가 할인을 좀 해주자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할인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올림픽 조직 위원 IOC가 경기 티켓의 할인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티켓은 암표로 비싸게 팔 수는 있어도 싸게 팔 수는 없습니다. IOC 위원회 승인이 나지 않습니다.
3. 올림픽 티켓 가격 결정 과정
평창 동계 올림픽 티켓 가격을 우리가 아닌 IOC가 결정하나요.
우리나라 조직위와 IOC가 협의하여 결정한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IOC의 입김이 더 크다고 봐야겠습니다. 올림픽 입장권 가격 결정 과정을 설명드리면 먼저 그 나라 대회 위원회가 국내외 리서치 회사에 올림픽 관람 의향도를 조사합니다. 그 종목의 인기도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우리같은 경우는 국내와 해외 8개의 나라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고, 이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조직위가 종목별 입장권 가격 가안을 만듭니다.
인기가 높으면 가격이 높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쇼트트랙과 여자 피겨 입니다. 이 종목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보러 갈 의향이 있다고 많이들 대답했다고 합니다. 김연아 선수가 뛰었던 경기가 피겨이기 때문이겠죠.
피겨는 우리 국민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경기이고, 쇼트트랙의 경우는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금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메달 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해서 쇼트트랙 A좌석의 경우 55만원으로 상당히 비쌉니다. 쇼트트랙 종목이 55만원의 가격을 받는 것은 역대 동계 올림픽 중 최고가 입니다. 그 나라에서 인기 있는 종목은 좀더 비싸고 인기가 떨어지는 종목은 좀더 싼 것입니다.
이런 가안을 IOC에 제출하면 IOC는 바로 OK 하지 않고 대여섯 차례 조정 위원회를 엽니다. 가격 조절을 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게 아이스하키 결승전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크로스컨추리나 아이스하키나 인기 없기는 매한가지 아니냐 라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쇼트트랙이나 여자 피겨는 인기가 많으니 비싸다고 치지만 남자 아이스하키의 경우가 더 비싸면 다 팔릴 수 있을까 생각이 됩니다. 우리가 볼 때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IOC가 볼 때는 전혀 다르다고 합니다.
IOC는 무조건 동계 올림픽에서 가장 비싼 종목은 남자 아이스하키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벤쿠버 때도 소치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실 우리 조직위원회가 아이스하키 가격을 과거보다 조금 낮게 책정했었습니다. 소치 때는 한 자리에 126만원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 가격을 우리가 조금 낮추겠다고 하니 IOC에서는 절대 안된다. 그래서 중간 타협점을 찾은 게 87만원 받은 벤쿠버 때보다는 높게 받고 소치 때보다는 낮게 받기로 결정된 것입니다. 그래서 90만원 가격이 결정된 것입니다.
이렇게 IOC를 거쳐서 가격이 결정되면 IOC 총회에 보고를 합니다. 보고가 형식적인 절차이긴 합니다만 승인이 나야 가격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비싸게 책정했다가 판매율이 미비하면 지자체를 동원하여 결국은 다 팔리긴 하겠습니다. 학생 할인도 있을 것이고요. 물론 90만원짜리 남자 아이스하키 티켓을 학생 할인하여 팔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90만원짜리 티켓은 전세계의 아이스하키 팬들을 위한 가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4. 벤쿠버 동계 올림픽과의 비교
평창 동계 올림픽 티켓을 다 팔아도 벤쿠버 올림픽 때보다 돈은 못 벌 것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이번 개회식 티켓은 벤쿠버 동계 올림픽 때보다 비싸지만 경기 입장 수입은 훨씬 적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 와도 적을 것입니다. 벤쿠버 때 입장권 수입이 우리나라 돈으로 2,741억원을 벌었는데, 우리 평창 조직 위원회가 입장권 판매 수입 목표로 잡은 액수가 1,740억원입니다. 목표를 다 달성했을 경우에 이렇게 1,000억원이나 차이가 납니다.
입장권 가격은 훨씬 높게 책정했지만 목표를 다 채워도 적다는 게 이상하네요.
이게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게 B좌석 가격 때문입니다. A 좌석은 더 비싸지만 B좌석은 우리가 벤쿠버 때보다 더 쌉니다. 평균 1인당 벤쿠버 때는 B좌석이 18만원대이지만 우리 14만원이 나왔습니다. 4만원 정도가 싼 가격을 책정한 것입니다.
또한 티켓 숫자도 차이가 있습니다. 경기장 규모가 우리보다 훨씬 크지요. 역시 동계 스포츠에 인기가 높은 나라답네요. 우리나라는 전체 발행 118만장 티켓이지만 벤쿠버에서는 149만장을 팔았습니다. 애초에 벤쿠버 때보다 수입이 적을 수 밖에 없도록 구조가 짜여진 것입니다.
5. 4인 가족이 동계 올림픽을 보려면 얼마가 있어야 하나요?
우리나라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을 언제 다시 하겠냐는 생각에 4인 가족 기준으로 구경하려고 해도 가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14만원씩 4인 가족이고 밥도 먹어야 하고 하룻밤 자고 와야 하는 경우면 가격이 무시 못합니다. 지금 평창 주변에서 가장 싼 숙소를 잡으면 40만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아예 서울에서 출퇴근 하겠다는 생각으로 가면 괜찮은데 조금 거리가 떨어진 곳 조차 가격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인기 있는 피겨 경기 같은 걸 4인 가족이 보고 오겠다 하면 못해도 400만원 정도 생각해야 할 듯 합니다.
과거 88년 서울 올림픽에 비해도 지금 평창 동계 올림픽이 더 비싸다고 합니다. 1988년에는 한 달 월급을 가지고 개회식에서 가장 좋은 좌석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A좌석이 15만원이었는데, 그 때 9급 공무원 한 달 월급이 15만원 정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공무원 초봉이 130만원 선인데 개회식 가장 좋은 좌석은 150만원이라 과거에 비해서 더 비싸게 책정된 가격입니다.
6. 동계 올림픽의 실패를 벌써 우려하는 언론들
이렇게 입장권이 비싸서 사람들이 많이 보러 오지 않아 실패한 올림픽이 되지 않을까 언론에서 걱정을 하는데 솔직히 말씀드려 이런 걱정 안해도 됩니다. 경기장에 얼마나 많은 관중이 보러 왔느냐는 성공적인 올림픽인지 판단하는 잣대가 아닙니다. 성공적인 올림픽의 잣대는 TV 시청률입니다. TV 시청률만 잘 나오면 극단적으로 관중없어도 성공입니다. IOC가 올림픽을 통해서 돈을 버는 것을 보면 TV 중계권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그 다음이 올림픽 스폰서 수입니다. 이것도 스폰서들이 원하는 것 또한 관중들이 경기장에 와서 자신들의 기업 마크를 보는 것이 관심이 아니라 TV를 통해서 전세계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느냐에 관심이 많습니다. 입장권 판매 수입은 3순위입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좋습니다만 입장권 판매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실패할 것이다라는 것은 미리부터 찬 물을 끼얹는 행동인 것입니다. 이러한 언론 보도는 자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 입장권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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