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우리나라 기업들이 만들어서 미국에다 파는 세탁기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렸습니다. 세이프가드가 도대체 뭐고, 이게 발동되면 수출하는 나라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세이프가드가 뭔가요?

세이프가드라는 게 신문에서 보면 '긴급수입제한 조치' 이렇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수입을 갑자기 안한다 이런 말인 걸까요. 이게 보통 어떤 경우에 발동이 될까요.

수입을 하는데 긴급하게 제한을 한다는 뜻입니다. 어떤 나라의 특정 산업이 수입품이 많이 들어와서 근로자를 해고를 해야 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워졌을 때 통상당국에 요청해서 수입품을 일정 기간 동안 막아달라~ 일정 기간 막아주면 우리가 힘을 키워서 경쟁력을 키워서 그 산업이 국내에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시행되는 것이 긴급수입제한조치 혹은 세이프가드라고 합니다. 이 조치는 WTO에서도 인정되고 있는 제도입니다. 

2. 자유무역협정인데 수입제한이 가능한가요?

대게는 FTA라고 하면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 너희 나라 제품 우리나라에 관세 없이 수입하고, 우리나라 제품 너희 나라에 자유롭게 수출하고. 그게 싸든 비싸든 그게 그 나라에 악영향을 주든 좋은 영향을 주든 어쨋든 무역하는게 FTA인데요. 그런데 갑자기 특정 산업에 대해 수입하지 말라고 하는게 가능할까요.

무역자유화를 기본적으로 추진을 하지만 특정 산업이 적응할 시간이 없이 갑자기 위축되거나 붕괴될 수준이라면 무역자유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정치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면을 우려해서 예외적으로 긴급수입제한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FTA 맺어 놓고 수시로 긴급수입제한을 하면 그게 무슨 자유무역협정이냐 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할 때는 결국은 수출국한테 피해를 주는 것이므로 거기에 대한 피해를 수입제한을 하는 국가에서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허용은 되지만 쉽게 할 수 있는 제도는 아닙니다. 결국은 미국이 불리하기 때문에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게 요청을 해야 하는 것이고, 여기에 따르는 보상을 어떻게 해 줄 것이라는 문제까지 논의를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긴급수입제한조치를 취하는 나라, 세탁기를 생산하는 월풀이라는 회사가 더 큰 소리를 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은 전통적인 국제무역 관계에서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3. FTA 항목에서 미리 제외했으면 세이프가드가 필요 없지 않나요?

그러면 FTA 협상을 할 때 이거까지 개방을 하면 우리나라 산업이 많이 흔들리고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져 싫어할테니 요거요거는 FTA 항목에 빼고 합시다~ 라는 항목을 미리 정하잖아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농산물 같은 경우는 완전 개방을 하지 않고 있는데, 세탁기도 이렇게 정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농산물 같은 경우는 장기간에 걸쳐 관세 철폐를 하거나 쌀 같은 경우는 민감하기 때문에 제외를 시키기는 하는데 세탁기 정도를 FTA에서 빼겠다고 하면 자유무역협정에 항목이 얼마 안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세탁기가 자유무역 협정 항목에 없는 FTA는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자국의 세탁기 업체가 아무래도 수입이 들어오는 바람에 우리 힘들어졌습니다 라고 하면 긴급하게 수입 제한 조치는 취할 수 있게 하는게 FTA의 예외 조항이다 라는 것입니다. 

4. 세이프가드에 따른 보상이 있다면 결국 피해는 없는거 아닌가요?

세이프가드 조항으로 인해 생긴 피해를 수출국한테 보상까지 해줘야 하면 굳이 여기서 손해보고 저기서 마찬가지 일텐데 왜 하는 걸까요.

원래 WTO나 FTA 규정에 따르면 세이프가드에 따른 보상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세계 통상 질서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과 같이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 있는 나라에서 미국에 따져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반무역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그냥 주시만 하고 있을 뿐이지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 않는 실정입니다. 

5. 우리나라 세탁기가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반증인가요?

그러면 우리나라 세탁기가 미국의 세탁기 업체에게 그렇게 위협적이었다는 뜻이었을까요? 국제무역위원회에서도 세이프가드를 허락해 주는 것이 맞다고 결정했다면 그 세탁기 업체의 국가도 동의를 했다는 뜻이고요. 어떤 일 때문에 구체적인 이런 결정이 났을까요.

2014년도에 세이프가드를 제소했던 월풀 사의 미국 내 세탁기 점유율이 41%에서 38%로 금년들어서 떨어졌습니다. 3% 떨어진 것이죠. 반면 우리나라 기업이 31% 정도 시장 점유율을 누리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3% 점유율이 떨어진 것으로 월풀이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있다 라고 판정된 것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6. 120만대 물량까지만 무관세, 그 이상은 관세 50%

미국이 세탁기에 대해서는 관세가 1% 내외로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런데 수입 방어를 위해서 50% 관세를 매겨달라 라고 월풀이 얘기했고, 이것을 무역조사기관에서 한 달 정도 고심해서 120만대까지는 기존의 1%나 무관세로 수입을 하되, 120만대 이상에 대해서는 50% 관세를 매기겠다. 라고 발표하였습니다. 

현재 무역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한테 무역제한 조치 허용에 대해서 청원을 한 상태이며, 최종 결정은 내년 1월초에 결정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시점부터 한 대 한 대 물량을 세기 시작해서 120만대까지는 1%의 관세를 그 이상은 50% 관세를 물리게 됩니다. 사실은 120만대까지밖에 수출이 안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세탁기 업체가 단일업체도 아니고 한 둘이 아니니 120만대를 누가 먼저 채우느냐도 나름의 질서가 필요할 것입니다. 

무역 업계에서도 제조 업계에서 나름의 원칙이나 규정을 정해서 우리끼리 제 살 깎아 먹지 않도록 해야 겠습니다. 

7. 수출제한을 당한 국가에서 반론을 제기할 방법이나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50% 관세에 상응하는 보상이 따른다면 상관이 없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WTO에 제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이러한 행동을 어느 나라가 먼저 고양이 목에 방울 달 듯이 제소를 하느냐 중요하겠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통상당국에서는 먼저 행동을 취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