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인운전자 문제
안녕하세요,
풍류공대생 입니다~
알고 싶지 않고,
불편한 진실이지만,
그래도 알아야 내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그것은 알기 싫다 시간입니다.
오늘은 지난 포스팅에 이어 노인과 사회의 관계 두번째 시간입니다.
첫번째 시간에는 고령사회에 따른 치매 문제를 다루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오늘은 치매에 이어 노인운전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65세 이상 운전자의 사고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요~
1. 요약
20개월전 한 80세 노인이 차를 몰다 사고를 내서 생일을 이틀 앞둔 15살 피해자가 사망했습니다.
이러한 사건이 터지면 언론은 시스템 개선, 인프라 구축, 재교육 등 필요한 절차를 말하기 전에 악마를 만들어 화형에 대한 여론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업무 기록을 채워 나갑니다.
수사 기록을 뒤져 비슷한 사건을 보도해 나가며 큰일이다 라는 멘트로 마무리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사건을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그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었는가 이다.
2. 노인운전자의 증가
2017년 3월 12일 일본은 운전면허 제도를 조금 손질합니다.
70세 이상의 운전면허 갱신 절차를 어렵게 만들고,
75세 이상 운전자가 인지 기능과 관련된 위반 행위 18개를 정해서 이를 위반하였을 경우 인지 기능을 검사토록 수정하였습니다.
보통 새로운 제도를 만들면 4월 1일자로 시작합니다.
연도가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3월 12일에 했다는 것은 어지간히 급했다는 것입니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연말에 지적한 고령자의 위험 운전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책 중 하나였습니다.
일본의 경우 75세 이상 운전자가 2배로 증가했습니다.
고령화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죠.
일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6년 7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258만명 2016년에는 513만명 2021년에는 613만명을 넘어갈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구의 3%가 넘어가는 숫자입니다.
위의 숫자는 매우 러프합니다.
면허 소지자가 모두 운전을 하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인구에서 치매를 앓는 비율을 곱하면 무시 못할 숫자가 나오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치매라고 볼 수 있는 70세 이상 어르신들은 11명 중의 한 명 꼴입니다.
이는 9% 입니다.
75세 이상이 되면 특별한 병이 없더라도 인지 능력이나 운동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운전시에 교통 사고 발생 확률 증가로 이어집니다.
돌발 상황이란 반사 신경과의 싸움이기 때문이죠.
일본의 경우 75세 이상이 일으킨 교통 사고에 따른 사망 건수는 매해 400건 이상으로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하루에 한 명 이상 사고가 나는 것입니다.
나쁜 노인이 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노인이 늘었다는 뜻입니다.
60세가 아니라 75세를 기준으로 잡아도 이정도 수치가 나옵니다.
고령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수치입니다.
절대 숫자는 차이가 있겠지만 비율로 따지면 한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3. 일본 사회에 대한 노력
일본 사회는 고령 운전자에 대한 사회 인지는 빨리 했습니다.
1998년 4월 운전면허 자주 반납 제도를 시행합니다.
자주는 스스로를 뜻합니다.
그때부터 고령자의 운전자에 대한 문제를 인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스스로 반납하시오 라고 했지만 별로 큰 소득은 없었습니다.
그도 당연한 것이 보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운전면허증은 일종의 신분증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더라도 반납하지 않습니다.
면허증이 있으면 신분증 + 면허증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범위가 신분증보다 더 넓습니다.
2002년 운전경력 증명서 제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유효기간이 6개월로 짧아 실효성이 없었습니다.
2012년 4월에 이 제도를 손질합니다.
명실상부한 신분증으로 만들어줍니다.
본격적으로 고령자분들이 운전자를 스스로 놓아 주시길 유도하는 필요성을 크게 느끼기 시작합니다.
4. 노인운전자에 대한 언론의 보도 경향
일본 고령화 운전자의 위험운전에 대한 보도는 2015년 전후부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고령 운전에 대한 비난 보도는 정당한 고발의 옷을 두텁게 입습니다.
치매 증상이 있는 83세의 운전자가 도로를 역주행하여 트럭과 정면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역주행.
운전자들에게는 상상도 하기 싫은 단어입니다.
그렇게 도로를 역주행하는 고령자에 대한 보도가 점점 늘어납니다.
모든 자동차가 블랙박스를 가지게 됨으로서 역주행 고령자에 대한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합니다.
정성스럽게 악의를 가지고 편집한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조회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늙으면 운전하지 마라" 라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인터넷 영상이 방송으로 보도 됩니다.
위험한 운전을 하는 고령자에 대한 용어가 생겨나고, 정착되고, 비하됩니다.
이에 대한 카테고리에 속한 사람에 대한 차별이 시작됩니다.
이러한 매커니즘이 기가 막히게 돌아갑니다.
5. 노인운전자 사고
상징적인 사건이 하나 발생합니다.
2015년 12월 생일을 이틀 앞둔 15살 여학생이 80세 운전자에 치여 사망합니다.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으로 엑셀을 밟았다고 진술합니다.
결국 1년 6개월의 실형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이 써서는 안되는 문장을 쓰고 싶어 안달 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해서는 안되는 문장인 "고령자에게 미래를 뺏긴 어린 생명"을 하기 직전까지 갑니다.
운전자 본인의 생명을 위협하지 말자라고 보도할 수도 있었는데 안타깝습니다.
사회 문제이긴 합니다.
보도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보도를 통해 경각심을 유도하는 방식이 고령자가 운전이라는 행동을 자제하지 않아서 미래가 창창한 어린 세대가 생명을, 기회를 빼았겼다고 플롯을 짜고 보도합니다.
이런 구도는 경제지에서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집값 대책 때문에 집을 많이 가진 부자들이 투자에 인색하게 되면,
월세나 전세를 사는 사람이 망하게 된다는 그림을 자꾸 보여줍니다.
정부가 부자를 굶게 하면 너네가 죽는다. 라는 구도입니다.
이게 무섭게 매력적인 게 15초만 읽으면 맞는 말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전선을 짜는게 언론 입장에서는 말초신경을 자극해서 복덕방이, 게시판이 도배가 되고 언론에게 도움이 됩니다.
안그래도 출산율이 줄어서 젊은이들이 줄어드는데 이런 사고까지 당하면 안된다는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죠.
이게 언론에 계속 보도되면 편견과 혐오를 조장할 수 있습니다.
지극히 위험한 보도입니다.
이러한 일본 언론 보도의 긍정적인 면을 고르고 고르자면
고령 운전자에 대한 위험 인식이 일본 사회에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 많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세대 갈등으로 번지지 않는 선상에서 문제를 연착륙 시켜야 합니다.
가해자 그룹인 고령자 입장에서 이 문제를 보면 이렇게 안타까울 수 없습니다.
악의를 가진 게 아니라 내 몸의 운동 능력 저하로 인해 교도소에 가야 하는 입장입니다.
사고를 당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고령자라고 해서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가해자가 서른 살이든 여든살이든 똑같은 피해자인 것이죠.
6. 정부의 대책
정부는 강력한 제도 수정을 지시합니다.
운전 면허 보유자에게 면허증을 자진 반납하게끔 강력하게 권유합니다.
홍보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합니다.
운전을 그만하세요라고 권유 받으면 어떤 사람들은 '난 아직 쌩쌩하다!' 라고 반발하기도 합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잘 사셨는데, 남의 집 귀한 자식에게 위험한 일 하지 맙시다. 라고 설득합니다.
참 슬픈 문장입니다. 죄인으로 매도하는 것이죠.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런 홍보가 먹혀 들어갑니다.
제도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으로 2016년 75세 이상 면허증 보유자 16만 5천명이 자진 반납합니다. 대단한 숫자입니다.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 10만명이 넘게 반납하여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제공한 보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명예를 제공하는 것이죠. 운전면허 졸업식이라고 세레모니도 하고, 유명한 지자체장들은 세레모니 참가도 하여 악수도 합니다.
돈이 들지 않는 리워드기 때문에 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경제적 이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버스 교통 요금 인하, 백화점 물건 샀을 경우 배달 비용 1년간 무상 제공 등 지난해부터 불이 붙었기에 지자체와 기업들이 한창 개발 단계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한계도 있습니다.
어떤 용기 있는 행동을 한 사람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난하는 행위가 있기 마련입니다.
내부 고발자가 나오면 3달 뒤에 반드시 이런 댓글이 달립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지금까지 왜 가만히 있었냐고
그 댓글을 다는 사람들 중에서 본인이 같은 위치에 있을 때 내부 고발을 할 용기가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누군가가 용기를 냈을 때 그 집단에서 용기를 내지 않은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옵니다.
면허증을 반납하지 않는 사람들을 마치 이기적인 사람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등장하게 됩니다.
이런 면을 보면 일본은 확실히 한국하고 똑같습니다.
면허증을 반납하라는 글이 작성되면 굉장히 높은 확률로 '너 대도시 살지?'라는 댓글이 달립니다.
도쿄, 오사카 등 들어본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운전을 안해도 교통망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면허증이 상대적으로 덜 필요합니다. 운전을 하지 않아도 아주 큰 불편은 없는 것입니다.
일본도 지방으로 가면 성인 가족 수만큼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집이 드물지 않습니다. 차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50년째 지방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재료를 차로 사와야 합니다. 면허를 포기하게 됐을 경우 뭐 먹고 살라는 대안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버스 요금 할인, 백화점 배달 할인 혜택은 비웃음 밖에 살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이과적인 해결책이 등장합니다. 바로 자율주행입니다. 자율주행으로 해결 가능합니다. 안전장치 브레이크와 같은 기술로도 도움이 될 지 모릅니다. 그러나 자율주행이 짧은 시간에 안전을 보장할 정도로 발전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또한 운송업을 생계로 삼는 사람들의 퇴직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과적인 완벽한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 행정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일본은 2016년부터 본격적인 노력을 시행하게 됩니다. 2017년 3월 12일에 연도가 시작되기 전부터 부랴부랴 제도를 시행합니다.
한가지 아쉬움도 남습니다.
이렇게까지 한 세대를 악마로 만들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리고 그것이 한국에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한국은 일본보다 더 많은 마녀 사냥을 앞둘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슬프기만 합니다.
7. 결론
고령화사회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정치적, 역사적 견해 차이 없이 서로의 케이스를 선의 사례로 인식하고 더 나은 해결책의 지혜를 모을 수 있는 몇 안되는 문제입니다. 동아시아를 털어도 기껏해야 대만 정도 해당합니다. 나머지 국가의 경제는 한국과 일본의 몇 십년 전을 겪고 있습니다. 일본과는 외교적으로는 으르렁거리겠으나 고령화 사회적 흐름 앞에서는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상징적인 사건이 하나 발생해야 그제서야 논의되었습니다. 한국은 이런 비극적인 상징적 사건 없이 선행적으로 정책이 시행된다면 한국으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인류가 처음 겪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 만큼은 서로가 선의를 가지고 협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노인이 됩니다.
팟캐스트 '그것은 알고 싶다'를 듣고
개인적으로 기록한 공간으로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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