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원유선물, 석유 시장 흔들까?
위안화 원유선물, 석유 시장 흔들까?
1. 원유선물은 뭔가요?
중국이 다음달부터 원유선물 거래를 위안화로 하겠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원유선물이라는 게 뭔가 물어봤더니 이런 겁니다.
원유 가격이 3개월 후에 오를지 내릴지 불안하면 사실은 원유를 사다가 땅 파놓으면 그게 가장 간단한데요.
그럴려면 땅도 있어야 하고 번잡하잖아요.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유전 주인하고 나하고 말로만 약속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지금 원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다 라고 한다면 유전 주인한테 가서 너도 유가 떨어질까봐 불안하지? 나는 유가 오를까봐 불안한데 3달 후에 그냥 지금 시세인 배럴당 60달러에 나는 사고 너는 팔기로 먼저 약속을 하자! 이렇게 계약을 하는 겁니다.
그러면 3달 후에 유가 70달러로 오르면 나는 다행이잖아요.
배럴당 10달러를 버는 겁니다.
이게 원유선물인데요.
중국이 굳이 이걸 위안화로 거래를 시도 하겠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위안화 원유선물
2. 원유선물을 거래하는 게 위안화로 하든, 유로화로 하든 상관이 없을거 같은데 지금은 오로지 달러로만 거래하나 봅니다?
원유거래는 실물로 거래하는 현물 거래가 있고, 선물 거래가 있는데요.
모두 달러화로 결제가 됩니다.
그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1973년에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설명드려야 하는데요.
당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원유 결제 통화로 달러만을 사용하면 소련이나 이란으로부터 사우디의 안전을 보장해주겠다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런데 석유 수출국의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사우디가 이 제안을 수용을 했고, 그 때부터 모든 석유 수출국 국가들이 달러화로만 석유를 거래하고 있습니다.
또 원유선물 거래는 선물 거래소라고 하는 특정한 거래 장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뉴욕에 있는 나이맥스라고 하는 뉴욕상업거래소 그리고 ICE라고 불리는 런던의 대륙간 거래소가 있습니다.
이 선물 거래소에서도 모두 원유 거래는 달러화로 하고 있습니다.
3. 현물 거래가 달러로만 거래가 되니까 선물거래도 달러로만 하는 게 거래자 입장에서는 편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선물 거래를 별도로 엔화로 했다가 현물 살 때는 달러로 결제해야 하면 환율 때문에 움직이는 경우가 생길테니까요.
중국은 선물시장을 하나 더 만들면서 여기서는 위안화로만 원유선물을 거래하겠다고 하는 건데요.
4. 중국은 어떤 효과를 노리는 걸까요?
지난 해 부터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원유 수입 국가가 됐습니다.
여기에 걸맞게 중국 내에서 원유 선물 거래소를 만들고 국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는 원유선물을 위안화로만 거래하도록 함으로서 자국 화폐인 위안화의 위상도 높아지길 바라는 것으로 해석을 할 수 있겠습니다.
5. 원유선물시장이 생기면 위안화의 영향력이 커지나요?
그럴꺼면 다들 자기네 화폐로 선물시장을 만들면 되지 않나요?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유인 WTI 가격은 미국 시장 전체에서 거래되는 가격의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런던대륙간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북해산브랜트유 가격도 서유럽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원유 가격의 기준점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아시아 지역에는 이렇다할 원유선물 거래소가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원유선물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 장기적으로 중국의 원유선물 가격이 WTI나 북해산브랜트유와 같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위안화가 자동적으로 세계 최대 교역 상품인 원유의 거래 화폐이기 때문에 위안화의 위상도 자동적으로 높아질 게 아니냐 하는 전망입니다.
물론 중국 정부 의도대로 그렇게 원유선물 거래소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알 수는 없습니다.
위안화 선물거래시장이 생기기만 하면 거기서는 선물을 위안화로 거래하니까 선물 투자자들이 현물과 연계해서 석유를 사러 가게 되면 위안화로 팔아라 그래야 내가 이 상황에서 손해안본다 하는 이런 압박도 생길 것입니다.
그러면 현물을 파는 산유국들도 위안화로 받게 되지 않겠느냐 그런 효과를 노리는 것입니다.
관건은 정부에서 세운 원유선물시장이 잘 작동하는 게 관건인데 아시아 지역에 선물가격을 반영하는 시장이 없다보니 중국에서 원유선물 시장을 만들면 아시아 지역 석유 수입국이나 관계자들이 거기서 거래를 하지 않겠냐는 중국의 희망인 것입니다.
6. 잘만 맞으면 중국 시나리오 대로 흘러 갈 것도 같은데 뭐가 관건인가요?
일단 세계 선물 시장은 앞서 말씀드린 미국의 나이맥스와 런던의 ICE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워낙 영향력이 큰 두 개의 선물 시장에 대항해서 아시아 쪽에서 선물시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걱정은 있고요.
또 위안화가 국제화가 어느 정도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상당히 불안정하고 중국의 금융 시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과연 선물시장에 들어왔을 때 자본들이 거래를 활발히 할 것이냐 가 관건입니다.
또 중동 산유국들이나 아시아지역 소비국들이 선물 시장에 많이 참여할 것이냐는 아직 미지수 입니다.
7. 사실 그래서 아무나 시장 만드는 게 어려운 건데요.
중국이 만들면 가능성이 더 있는 요인은 없습니까?
중국이 자기 나라에서 필요한 선물 거래만 다 여기서 해라 라고 해도 시장이 꽤 될거 같은데요.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기 때문에 거래 물량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거기에다가 상하이라는 지역이 중국의 첫 번째 자유무역 지구인데요.
금융인프라도 어느 정도 구축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 금융 자본들이 자유롭게 들어오고 나갈 수 있고요.
또 외국인 투자도 어느정도 자유화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의 대규모 원유 거래량과 상하이의 거대 금융 인프라가 잘 맞아떨어지면 성공 가능성도 있을 수 있습니다.
8.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어떤가요?
중국선물거래소에서 위안화로 거래되는 시장이 하나 생기는 거하고 우리나라 이해 관계는 별로 없나요?
아시아 지역에 선물거래소가 생겨서 원유거래의 시장이 생성이 되면 아시아 지역 원유 가격이 합리적으로 현물 시장하고 상호관계를 이루면서 결정되도록 한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반면에 중국의 선물 시장이 활발해지고 그에 따라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현물 시장이 활발하게 형성이 된다고 한다면 아시아 지역의 원유물류 중심이 중국 상하이 쪽으로 구성이 됩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울산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오일허브와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거에 대응해서 전략을 잘 짜야 겠습니다.
9. 지금 아시아 오일 허브는 어디인가요?
정부에서 동북아오일허브를 구축하겠다고 하는 것은 벌써 10여년 전부터 정부가 추진해오고 있는 사항입니다.
중국이나 일본은 공식적으로 천명은 안했지만 자기 영토 내에서 그러한 물류 중심이 형성될 수 있도록 가급적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3국 경쟁 관계에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팟캐스트, >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림픽 급식의 경제학 (0) | 2018.02.18 |
---|---|
2018년 시장 흐름 읽기 (0) | 2018.02.15 |
ETF 구조 알고 시장에 대응하자 (0) | 2018.02.11 |
자동차 블랙박스는 왜 옵션으로 안 파나요? (0) | 2018.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