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폐지 정시 확대 입시제도 논란과 사교육비
학종 폐지, 정시 확대 입시제도 논란과 사교육비
학종 폐지 정시 확대 입시제도 논란과 사교육비
사회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실감하는 게 있습니다. 첫 직장 잡는 게 굉장히 중요하구나~ 라는 것입니다. 그 첫 직장을 잘 잡으려면 아무래도 속칭 좋은 대학이 유리하겠죠. 그러다보면 입시제도가 못마땅해도 그에 맞춰서 공부를 해야 하고 그러려면 사교육을 많이 시켜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 됩니다.
요즘에는 그래서 대학 입시를 어떻게 하는 것이 더 공정하고 좋은 것인지를 학종을 폐지하자, 정시를 확대하자 등등의 논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 논란의 이해를 높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학종, 정시가 뭔지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일단은 수시라는 개념부터 이해하셔야 합니다. 정시는 12월에 원서를 내는 것입니다. 요즘 정시는 수능 100%로 뽑습니다. 예전에는 정시도 복잡했는데, 최근 10년 간은 정시는 수능 100% 입니다.
수시라는 것은 학생들을 성적으로 한 줄 세우기가 아니라 여러 가지 기준으로 줄을 세워보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입니다. 이미 김대중 정부 말기에 수시가 30%였습니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는 50%, 이명박 정부 말기에는 65%, 박근혜 정부 말기에는 80%까지 갔습니다.
왜 수시로 더 많이 뽑게 됐나요?
대학 자율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좋다는 가치입니다. 95년에 김영삼 정부 때 531 교육이라는 것이 시작됐는데, 그때 처음 표방된 이후로 우리나라 교육 정책의 기본적인 방향이었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 당시 이해찬 교육부장관이 한 줄로 세우지 말고 여러 줄로 세우자고 했습니다. 대학 자율로 여러 줄 세우면 어떻게 될까요? 수능 성적으로 세우면 한 줄로 세우는 것인데, 수시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전형을 만들었습니다.
논술, 특기자 전형 등등 많았는데, 2000년대 말부터 입학사정관 제도 라는 것이 시작됐습니다. 입학사정관 제도를 약간 고친 것이 지금의 학종, 학생부종합전형입니다.
대학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학생들을 뽑기를 원하나요?
그렇습니다. 초중고교에서는 학종을 지지하고 있는데, 대학도 사실 학종을 원합니다. 이명박 정부때 입학사정관 제도가 시작돼서 급속히 확대가 됐는데, 그때 당시만 해도 대학은 정부에 끌려가는 모양이었습니다. 정부가 하자고 하면 끌려가는 거였지 원하는 쪽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몇 년 시행해보고 나니 입학사정관으로 뽑힌 아이들이 수능으로 뽑힌 아이들보다 대학 성적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재수를 별로 안해서 그런지 중도 이탈이 적습니다. 대학 입장에서는 중도 이탈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왜냐면 중도이탈하게 되면 등록금이 그만큼 결손이 생깁니다.
아무래도 수능으로 뽑히면 내가 수능 점수 몇 점 더 올려서 내가 상위 대학으로 갈수 있다는 유혹을 많이 받게 되는데요. 학종은 재수생을 많이 안뽑거든요. 그래서 부담스럽기 때문에 학종으로 뽑히면 그냥 대학을 계속 다니게 됩니다. 의외로 경제적인 이유가 들어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학종이 늘어난 것은 정부가 끌고 간 것이 아니라 대학이 알아서 늘린 것입니다.
학종, 수시의 문제점은?
학종, 수시가 좋아보이는 것은 갑의 입장이고, 을의 입장에서는 꼭 좋지 않습니다. 갑이라고 하면 대학이나 학교 선생님, 교육부를 말하고, 을이라면 학생이나 학부모를 말합니다.
왜냐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워낙 대입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이와중에 학종에는 내신 성적이 들어갑니다. 내신 성적을 잘 받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다양한 여러가지 비교를 한다고 해서 비교과 영역을 갖다 붙여 놨습니다.
비교과 항목이라 함은 독서,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소논문, 교내대회 수상 내등입니다. 굉장히 여러가지 요인이 들어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과목에 대한 경쟁이 비교과목으로 확대되는 것이죠. 철인 5종 경기가 철인 10종 경기로 늘어난 셈입니다.
학생들이 느끼는 중압감, 사교육에 투자하는 것들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불만은 수능은 비례성이라고 하는데, 실력에 비례하는 결과가 딱 나옵니다. 좀더 투명하고 객관적인 결과가 나오죠. 그러나 내신 성적이나 비교과는 그렇지 않습니다. 내신의 경우 내가 전학을 가면 성적이 떨어지게 됩니다. 상대평가 일테니까요. 비례성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비례성은 둘째 문제고 기회가 불평등합니다. 부모 찬스라던지 사교육 찬스를 쓸 여지가 큽니다. 각종 컨설팅이라던지 그 중에는 소논문 컨설팅도 있고, 교내대회 수상을 위해서 사교육을 활용하거나 부모 찬스를 써서 어디 가서 연구활동을 했다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하니까 학생들이 보기에는 본인들이 느끼는 부담이나 사교육 지출에는 안좋아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비교과 과목들이 효과가 있나요?
경계가 좀 불분명한데, 소논문도 진짜 자기 힘으로 쓰는 학생도 있고요. 일부 학교에서는 소논문 쓰는 수업을 비교과가 아니라 교과 수업으로 배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한 300만원 내고 외부에서 컨설팅 받아서 소논문이 말이 소논문이지 학생이 쓰기 어려운 수준인데 대필해주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소논문은 올해 고1부터는 금지됩니다.
학교 안에 매년 학년초에 보면 몇월 며칠에 무슨 경시대회를 열겠다고 하는 것이 발표가 되는데요. 그러면 학원에서 다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대비를 해줍니다. 예를 들어서 나 혼자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내 짝궁은 학원을 통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더라, 그러면 학생 입장에서는 굉장히 억울한 것이죠.
그래서 비교과 라는 것을 보면 굉장히 양면적입니다. 학생들의 자율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은 굉장히 좋은 것이지만 반대로 보면 부모 찬스도 많이 쓰고, 사교육 활동도 많이 합니다.
물론 내신도 사교육을 많이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물이 있습니다. 인터넷 강의도 있는데, 비교과 사교육은 저렴한 대체물도 없습니다.
수시로 뽑았을 경우 가정 형편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회가 더 가는데요.
헷갈려서는 안되는게, 일단 수능 성적은 부모의 소득과 학력에 비례 관계를 나타납니다. 이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 확인된 것이라 이견이 없는데요.
문제는 학종의 비교과 항목을 보면 비교과도 부모의 소득과 학력에 비례하지 않겠습니까. 비교과의 이런 비례 관계는 연구로 확인이 안됩니다. 왜냐면 비교과는 수치화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수능 성적은 수치로 딱 나오니깐 x축에 부모 소득, y축에 수능 성적 이렇게 그래프를 그릴 수 있는데, 비교과는 워낙 항목이 많으니까 이것을 수렴화, 객관화 시켜서 연구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과로 뽑은 학생들이 수능으로 뽑은 학생보다 소득도 좀더 균등하게 뽑히는 편이고, 지역적으로 좀더 균등하게 뽑힙니다. 아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차이는 있습니다.
비교과가 부모 찬스가 있어서 불공평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학종에는 내신 성적이 들어가거든요. 내신 성적은 대치동도 4%만 1등급 주고, 학력 수준이 낮아도 4%는 1등급을 주기 때문에 이 1등급과 저 1등급을 차별하지 않는 균등 선발의 효과가 생깁니다.
비교과만 보고 있으면 말이 되는 전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막상 데이터를 보면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종으로 뽑히는 애들이 골고루 뽑힌다고 데이터가 말하는 것이죠.
이것은 결과론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지, 학교 생활에서 학생들이 느끼는 것은 학종이 좀더 불공정해 보이는 것이죠.
학생들한테만 물어보면 정시 확대를 원하나요?
그렇습니다. 수능 같은 경우는 막판에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릴 수 있는데요. 반면에 학종은 내신 성적이 들어가다보니 고1때 성적이 좋지 못하면 이 학생들한테는 유일한 희망이 수능이거든요.
그러니까 학생들 입장에서는 둘다 경쟁을 심하게 해야 하는 것이니까 꼭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과정에서 느끼는 불공정은 학종이 꽤 크고, 학종은 1학년 내신을 망치면 만회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수능이 너무 축소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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