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는 오르는데 예금금리는 왜 안 올라요?

1. 대출금리는 오르는데 예금금리는 왜 안 올라요?

요즘 대출금리는 많이 오르는데 왜 예금금리는 안 오르나요?

대출금리는 많이 오르는데 예금금리는 안 오르는 이유는 은행이 욕심이 많아서 꼼수 부리고 있는 거예요~ 라고 대충 설명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는데요.. 좀 찝찝합니다. 

만약에 은행이 탐욕스러워서 그러는 거라면 그런 탐욕을 작년, 재작년에는 안부리다가 왜 하필 요즘 와서 부리느냐에 대한 답이 없잖아요. 

예금금리는 안오르는데 대출금리만 많이 오르는 것은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예금금리라고 하는 것은 현재의 경기, 현재의 자금 사정을 반영하고, 대출 금리 그 중에서도 특히 고정 금리 대출은 미래의 경기, 미래의 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거라서 이게 엇박자가 나서 그렇습니다. 

즉, 예금금리가 안 오르는 이유는 요즘 돈 굴려서 돈 벌만한 곳이 많이 없다 보니깐 사람들이 다 은행에만 맡겨 놓으려고 하니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고시 공부하는 학생이 있다고 칩시다.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하면 시간당 8000원 받고도 일을 하겠죠. 일자리가 없으니깐 그런거라도 해야죠. 요즘 예금금리가 안오르는 건 그 고시 준비생이 시간당 8000원 받고 고시 학원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돈 굴릴 곳이 없다 보니깐 연 2% 밖에 안주는 이자지만 그거 받고 예금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대안이 없으니깐요. 예금금리라는 것은 무조건 현재 상황을 반영하는 거니깐 그렇습니다. 

2. 고정금리대출 이자율이 오르는 이유

그러나 그 고시생한테 야 너 매일 알바 자리 구하느라고 고생하지 말고 우리 학원에서 5년 동안 계약하고 일 할래? 시간당 8000원 줄게~ 그러면 고시생이 그러겠다고 하겠습니까. 싫다고 하겠죠. 내가 지금 당장이야 대안이 없으니깐 시간당 8000원 받으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내년에는 고시에 붙을 수도 있는데 내가 왜 5년 동안 그 돈 받으면서 일하냐 싫다. 5년동안 나를 쓰고 싶으면 시간당 5만원은 내놔라~ 그럼 생각해 볼게~ 이러겠지요.

대출금리, 특히 고정금리대출이 오르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겁니다. 지금은 경기가 안 좋지만 내년 내후년 몇 년 뒤에는 마치 고시생이 고시에 합격하는 것처럼 경기가 지금보다 훨씬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시장에 많거든요. 그렇다 보니깐 고정금리로 지금이랑 똑같은 이자주고 빌려 갈게요 그러면 이자 많이 내라고 하는 것입니다. 

3. 변동금리대출 이자율이 오르는 이유

그럼 변동금리대출은 이자율이 왜 오르냐. 사실 변동금리대출이란 그때 그때 시중 이자율을 반영해서 이자를 내겠습니다 하는 대출이니깐 이것은 아까 고시생에 비유를 들면 너 앞으로 우리 학원에서 5년 동안 일해라 하지만 월급은 그때 그때 몸값에 맞춰서 줄게 하는 제안과 같은 거라서 굳이 고시생 입장에서도 안하겠다고 할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깐 일반적인 경우라면 변동금리대출의 이자율은 예금금리와 비슷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요즘 변동금리대출의 이자율도 막 오르는 이유는 정부가 대출을 많이 해주지 말라고 은행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출 받으러 오는 손님은 예를들어 하루에 100인데 정부에서 10명 이상은 해주지 마세요 라고 한다면 은행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나요 이자를 높게 부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국밥 먹으로 오는 사람이 하루에 100명인데 10그릇 밖에 팔지 못한다면 국밥 한 그릇에 4만원, 5만원 써 붙여 놓고 그래도 꼭 먹고 가겠다는 사람 10분한테 파는 수 밖에 없잖아요. 

이렇게 금리를 높여서 손님을 쳐 내다 보니깐 실제로 요즘 변동금리대출의 원가에 해당하는 코픽스는 지난 1년간 거의 안 올랐는데 변동금리 대출 이자율은 최근 1년 사이에 최대 1% 포인트 가까이 신규 대출이 올랐습니다. 결국 은행들의 마진 폭이 커진건데요. 이런 상황이 은행들한테 좋은 거냐. 사실 은행들한테는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은행은 마진이 좀 적더라도 대출을 많이 파는 것이 좋습니다. 7000원짜리 국밥 100명한테 파는 게 좋지 3만원 짜리 국밥 10명한테 팔아봐야 좋을게 없는 거랑 비슷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