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기 과잉 경호의 역사

경제 성장기 과잉 경호의 역사

어제 중국에 같이 간 우리나라 기자들이 중국측 경호원으로부터 폭행을 받았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크게 다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야기를 서두에 꺼낸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얘기할 내용이 우리나라 경호원들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우리나라도 고성장하던 시기에 그러니까 중국이 지금 보여주는 모습이 한 30년 전이라고 생각한다면 과거에 폭풍 성장하던 시기에 사실은 우리에게도 황당한 단면이 있었다는 것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1. 경호원의 도지사 폭행 사건

우리는 경호 인력들이 외국 기자를 때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요. 왜냐면 원조 경제를 통해서 유지가 되던 상황이었기에 수출 활로를 개척하는 데에도 이미지 관리가 필요 했습니다. 그렇지는 않았는데 내부에서는 굉장히 소위 말하는 군기가 강했습니다. 

그래서 1970년대 초반 그러니까 경제 성장을 위해서 농촌까지 개조하자는 새마을운동이 한창 불타오르는 그 시기에 두 자리수 성장을 하고 있었던 시기라 박정희 대통령이 연두순시라는 것을 떠납니다. 연두순시라는 말이 좀 어색할 수 있겠습니다. 연초에 지방으로 내려가서 영령과 훈화를 하달하는 그런 작업입니다. 

그 당시에 박정희 대통령이 현장에 나가서 담배를 꺼내 물었더니 당시에 도지사가 담배불을 붙여주겠다며 불을 켜다가 대통령을 약간 놀라게 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흠짓 했는데 이걸 보고 청와대 경호원들이 국가 수반을 놀라게 하다니 하면서 도지사를 막 때려줬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이게 가능할까 싶기도 했는데 정말 가능했더랍니다. 

그래서 흠씬 두둘겨 맞았던 당시의 도지사가 대통령에게 독대를 신청해서 그래도 제가 한 도를 책임지는 도지사인데 어떻게 저를 경호원들이 때려주게 할 수 있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그 이야기를 듣고 미안하다는 얘기는 끝까지 없었고, 예기치 않은 불상사인데 경호원들 말고 내가 때린 걸로 해라 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본인한테는 맞아도 되는건가요? 

그 당시에는 경호실장이 권력 순위 넘버2였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권력이 상당했습니다. 그래도 이런 일이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2. 이승만 대통령의 야구장 관중석 시구

대통령이 가끔 야구장에 시구하러 가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본 기억은 대통령도 당연히 야구 글러브 끼고 마운드에 올라가서 공 던지는 거였는데. 초기에는 관중석에서 그냥 던졌다고 합니다. 

이게 아메리칸 스타일을 굉장히 닮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고, 남북 간의 정세가 아직 어지러운 상황이 반영된 결과기도 합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 시절인 1958년 10월에 서울 운동장, 그러니깐 지금은 사라진 동대문 운동장에서 미국의 세인트로이스 커디널스 팀하고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한미 친선 경기를 합니다. 이 때 이승만 대통령이 시구를 하는데 당연히 마운드에 내려올거라 생각하지만 본부석 스탠드에서 아주 작은 구멍을 뚫어서 그 사이로 공을 던져 시구를 하는 모습이 연출이 됩니다. 

당시에 자료 사진을 보면 그 구멍으로 공을 빠져 나가게 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굉장히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장면을 엿볼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왜 거기에서 시구를 했느냐 뒷말이 많았는데 일단 청와대 경호실에서 안전상 VIP를 지키기 위해서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지나친 것 아니냐 라는 게 당시에도 있었다고 합니다. 

3. 관료들의 과잉 충성 경쟁

대통령이 가끔 순시나가고 하면 주변에 헌집들 초가집들 철거해버리고 그런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새마을운동의 경제적인 성장을 보여주기 위한 전형적인 전시행정이었는데 안타깝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박정희 시대 때 관료들의 충성 경쟁이 굉장히 심했는데요. 

1969년 5월에는 대통령이 경남 진양군 시찰을 앞두고 이 경상남도가 어떻게 하면 우리 도가 경제적으로 성장을 하였는지 다른 도에 비해서 얼마나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를 많이 해결했는지 보여주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내려오는 딱 그 길목에 초가집이 13채가 있었던 겁니다. 보기 안좋다는 이유로 정말 치우는 그런 사단이 벌어졌습니다. 나중에 이 보고를 받고 도지사가 문책 당하여 해임되었다고 합니다. 

참 별 일이 다 있었습니다.